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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마무리를 위스키 한 두잔으로 마무리 하다보니 위스키가 줄어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그렇다고 선물받은 비싼 위스키를 뜯기는 너무 아깝고.. 애껴먹는 수밖에 없죠...
그러다가 얼마 전 큰 행사가 있어 친척 어르신들과 동생들에게 위스키를 대접할 일이 생겼습니다. 뭐 평소 위스키를 즐기던 분들이라면야 좋은 술 가져가 글렌 캐런잔에 조금씩 따라 음미하며 마시겠다면야 좋은 술 얼마든지 뜯을 수 있겠습니다만 분명 샷잔에 따라 원샷을 때리거나, 글라스잔에 얼음 타다가 희석해서 마시거나.. 아니면 탄산수에 섞어 하이볼로 마실 가능성이 100% 였기에... 맛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나 고숙성의 블렌디드를 내놓기에는 뭔가 좀 아까웠습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바로.. 위스키 애호가들이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집에 방문 시 내놓는다는 취객 방어용 위스키를 제작해 보기로 합니다.
1. 준비물 - 공병(로얄살루트 21년)
먼저 준비물이 필요하겠죠.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한 공병을 준비함에 있어서는 로얄살루트 21년으로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 첫 번째, 병과 패키지가 고급지다.
- 일단 로얄살루트라는 고급진 네이밍에 병 자체도 고급진 도기로 되어있고, 벨벳 천까지 감싸져 있어서 꺼낼 때 그 어떤 술보다 럭셔리해 보입니다. 게다가 로얄살루트라는 위스키는 우리 나라에서 발렌타인과 함께 가장 유명한 술이기도 하구요. 위스키를 잘 모르는 분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 한 이름이라 선택했습니다.
- 두 번째, 공병을 구하기 쉽고 싸다.
- 유명한 술인만큼 공병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당근에서 "공병" 이라고 검색만 해봐도 로얄살루트부터 해서 발렌타인, 조니워 등 유명한 위스키 공병을 중고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장식이나.. 저같이 취객 방어용으로 많이들 구매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검색하여 저렴하게 공병을 주워왔습니다.
상태가 깨끗합니다. 위스키야 한번 다 마시는데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였을테고, 어디 올려놓고 장식 용도로만 하지 계속 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준비물 - 대체 위스키(듀어스 12년)
그럼 본래 들어있던 로얄살루트 21년을 대체할 위스키를 선택해 보기로 했습니다. 같은 블렌디드인 발렌타인 저숙성(12년)으로 할까.. 아니면 조니워커 레드나 블랙으로 할까... 아님 집에있는 싱글몰트를 몇 개 섞어볼까... 여러가지 고민 끝에 듀어스 12년을 사서 넣기로 합니다.
그 이유로는 일단 듀어스 12년이 특별히 알콜부즈가 심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특별하게 강한 캐릭터가 있는 위스키도 아니라 그냥 "아 부드러운 양주다..."라는 느낌을 주기에 적합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맛이 심하게 부족한 위스키도 아니면서 가격도 높지 않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로얄 듀어스 12년 제작
준비물이 모두 갖춰졌으니 그럼 만들어 봅니다.
만드는 법은 너무나도 간단하죠..? 그냥 새로 사온 듀어스 12년을 뚜따하고 로얄 살루트 21년 공병에 따라주고 마개로 막으면 끄읏~
이렇게 로얄 듀어스 12년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위스키는 어르신들 말고도 친척 동생들과도 함께 나눠 마실 계획이었는데, 친척 동생들 중에 눈치가 겁나게 빠른 아이들이 몇명이 있었습니다.
웬지.. 뚜껑에 비닐 포장이 되어있지 않으면, "에이! 그거 집에서 먹고 남은거 갖고왔고만?!?!", "그거 진짜 로얄살루트 맞어?!?! 딴거 섞은거 아냐 ㅋㅋㅋ" 라고 의심을 받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호옥시 그런 비닐도 팔까...?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병 뚜껑을 포장해주는 수축필름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보자마자 바로 이거다! 하고 구매했습니다. 200장 단위로 판매하긴 하지만 가격이 6천원으로 저렴하고, 이건 지금 말고도 나중에 더 사용할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럼 이제 한장 꺼내어서 로얄 듀어스 12년 병에 잘 위치시킵니다.
필름을 잘 위치시켰으면.. 드라이기로 열을 가합니다. 그러면~?
짜잔~ 요렇게 마치 뚜껑을 따지 않은 새것처럼 비닐포장이 완료 되었습니다~
사실 실제 로얄살루트 21년산의 병입은 아래 사진처럼 봉인지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모양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사실 위스키 애호가가 아니라면 이런 것 까지 확인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미 어느정도 취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대접할 것이기 때문에 눈 앞에서 박스에서 꺼내어 비닐을 뜯는 퍼포먼스만 보여줘도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아쉽게도 사진이나 동영상은 찍지 못했지만 제 예상대로 그 누구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고, 다들 "오~ 부드럽다~", "이야 21년이라 역시 향이 좋네" 라며 1도 눈치를 못챘습니다 ㅎㅎ
게다가 위스키를 글렌케런이나 위스키 잔이 아닌 샷잔에 따라서 마셨고, 여자들은 온더락 잔에다가 얼음타서 마셔서 본래의 향이나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건 로얄살루트 할아버지가 와도 못맞출 분위기였죠. ㅎ 위스키는 역시 위싀키 전용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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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너무 좋다보니.. 나중에 친구들이 방문할 때를 대비해서 몇 병을 더 만들어 놔야 겠습니다 ㅎㅎ 저숙성 위스키도 오랫동안 브리딩 시켜놓으면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으니 미리미리 만들어 놓으면 취객 방어용으로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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